캄폿 뒤편에서는 짙은 초록의 산이 해안 평야 위로 곧장 솟아올라, 대개는 제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. 보코르다. 산을 굽이굽이 오르는 포장도로는 열대의 더위를 벗어나, 다른 나라, 거의 다른 세기처럼 느껴지는 서늘하고 안개 낀 세계로 이어진다.

구름 속의 고원 휴양지

프랑스인들은 1920년대에 저지대의 더위를 피할 도피처로 보코르를 지었다. 웅장한 호텔과 카지노, 성당과 빌라가 높은 고원 위에 앉았고, 저 아래로 해안이 펼쳐졌다. 전쟁과 세월이 이곳을 비웠고, 수십 년 동안 보코르 팰리스는 안개 속에 버려진 채 붉고 검은 이끼 얼룩을 뒤집어쓰고 서 있었다. 이 나라에서 가장 으스스하고 가장 많이 사진에 담긴 폐허 가운데 하나다. 가까운 곳의 오래된 가톨릭 성당은 지금도 능선 위에서 외로운 불침번을 서고 있다.

안개, 그리고 먼 전망

건물만큼이나 날씨가 볼거리다. 구름은 고원 위로 쏟아져 내렸다가 몇 분 안에 걷히고, 시야는 흰 안개의 벽과 갑작스레 열리는 해안과 섬, 바다의 거대한 파노라마 사이를 오간다. 재킷이 필요할 만큼 서늘한 것은 이 해안에서는 드문 감각이고, 공기에서는 소금기 대신 젖은 숲의 냄새가 난다.

옛것과 새것

보코르는 더 이상 순수한 폐허가 아니다. 대규모 현대식 개발로 새 호텔과 카지노가 고원에 들어섰고, 일부 방문객에게는 그것이 옛 유령들 곁에서 불편하게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. 그래도 주변의 국립공원은 광활하고 대부분 야생 그대로여서, 폭포와 언덕 위 사원 왓 삼포 프람, 아직도 희귀한 새와 동물을 품은 숲이 있다. 폐허와 전망과 안개는 여전히 이곳을 찾는 이유다.

머무는 법

가능하다면 맑은 아침을 골라, 캄폿에서 오토바이나 자동차로 오르자. 서늘함과 습기를 막아 줄 겹옷 한 벌을 챙기면 좋다. 산이 구름의 커튼을 열고 닫을 시간을 주는 일도 잊지 말자. 기다림도 공연의 일부다.